정치

30% 지지율의 벽, 국민의힘 '빅텐트론'으로 돌파 가능할까?

윤프레지던트 2025. 4. 23. 23:53

국민의힘이 오랜 기간 정체된 30% 지지율의 벽을 넘기 위해 '빅텐트론'을 띄우고 있다. 다양한 이념과 인물을 아우르는 대통합 전략을 통해 중도층은 물론, 일부 진보 성향 유권자까지 흡수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빅텐트가 단순한 물리적 연대에 그친다면 오히려 내부 분열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국민의힘이 직면한 지지율 정체의 원인, 빅텐트론의 구체적 전략,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과연 보수 진영은 이번에도 ‘확장’보다는 ‘결집’에 머물고 말 것인가, 아니면 진짜 외연 확장의 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30%의 늪, 왜 국민의힘은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가?

국민의힘이 최근 몇 년 동안 겪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지지율 정체’다. 대선을 이기고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도, 여전히 핵심 지지층 외의 확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평균적으로 30%대 초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중도 및 무당층 사이에서의 호감도는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첫째, 강성 지지층 중심의 메시지 전략이 문제다. 국민의힘은 내부 결집에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도층을 불편하게 만드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예컨대 과격한 표현이나 편 가르기식 프레임은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둘째, 인물 교체는 있었지만 정치 문화의 변화는 미흡했다. 젊은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여전히 수직적, 권위적 문화가 남아 있으며, 혁신보다는 반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셋째, 주요 의제에서 ‘선점’하지 못했다. 경제, 복지, 기후, 청년 문제 등 다양한 정책 이슈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수세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으며, 국민에게 먼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고정 지지층을 넘는 확장력에서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빅텐트론’은 하나의 탈출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빅텐트론'의 구조 - 누구를 품고, 무엇을 말할 것인가?

빅텐트론은 단순히 여러 세력을 한 데 모은다는 의미를 넘어서야 한다. 이는 이념, 세대, 지역을 아우르는 정치 연합을 구성하는 전략이며, 동시에 국민들에게 ‘변화된 보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상징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철수, 유승민, 심지어 일부 민주당 탈당파와의 연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는 청년 정치 세력, 시민단체 출신 인사, 심지어 진보적 의제를 갖춘 전문가 집단까지 포함될 수 있다.

빅텐트를 성공적으로 구성하려면 세 가지 핵심이 요구된다. 첫째는 ‘명확한 공동 아젠다’다. 단순히 반문(反문)이나 반이재명 정서를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제 성장, 복지 개혁, 디지털 전환 등 실질적 국가 비전을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

둘째는 ‘리더십의 유연성’이다. 기존 보수 정치 스타일은 중심 권력에 권위가 집중되는 형태였다면, 빅텐트는 다양한 세력이 각자의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당 대표나 후보는 조율자,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셋째는 ‘정치적 진정성’이다. 선거용 단일화가 아니라, 장기적 정계 재편과 새로운 정치 질서를 설계한다는 진심이 있어야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 구조를 진정으로 설계할 수 있다면, 빅텐트론은 단지 선거 전략을 넘어서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 변화’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빅텐트론, 성공할 수 있을까? 현실 정치의 장벽들

이론적으로 빅텐트론은 분명 매력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정치의 현실은 언제나 이상을 시험대에 올린다. 지금까지의 정당 통합 시도들이 실패하거나 분열로 끝났던 이유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득권 포기'에 있다. 기존 국민의힘 주류 세력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줄이면서까지 새로운 세력에게 공간을 내줄 수 있을까? 정치권의 역사에서 이는 항상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두 번째는 ‘이념적 충돌’이다. 보수적 가치를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과, 중도 혹은 진보적 성향을 가진 새로운 인물들 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다.

세 번째는 유권자 인식이다. 국민이 보기에 ‘진짜 통합’이 아니라 ‘선거용 위장 연합’으로 인식된다면 오히려 반발을 살 수 있다. 이 점에서 ‘진정성 있는 통합 메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본질은 늘 변화다. 국민의힘이 내부 기득권과 이념적 틀을 과감히 벗어나고, 외부 세력과 함께 진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면, 빅텐트는 단순한 선거용 구호가 아닌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30% 지지율의 벽을 넘기 위한 승부수, 그것이 바로 빅텐트다. 문제는 이 승부수를 누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